천안 목천읍 동리에 위치한 석오 이동녕선생 생가 뒤편에는 한창 봄 단장 중인 왜가리 집단 서식지가 있습니다. 여름철새인 왜가리가 겨울 동안 떠나있던 보금자리를 정비하느냐고 여념이 없습니다. 벌써 짝이 지어졌는지 한 마리가 나뭇가지를 주워오면 그걸 받아서 차곡차곡 쌓아두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긴 다리, 긴 목, 긴 부리를 가지고 있어 비슷한 시기에 찾아오는 백로와 헷갈릴 수도 있는데, 색으로 구분하면 쉽습니다. 백로는 다리와 부리 외에 몸 전체가 하얀 깃털로 되어 있고, 왜가리는 전체적으로 회색빛을 띄고 있습니다.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을 준비를 하는 왜가리들을 위해 큰소리를 내는 것은 삼가면서 관찰하면 좋을 듯합니다.
생가지 주변은 봄꽃이 피어 생기가 느껴집니다. 선비의 정신을 대표하는 매화꽃이 앙증맞게 피어있고, 봄의 정령사인 목련이 하얀 옥과같이 피어있습니다. 장수를 기원하는 목련 꽃은 가장 먼저 피어 봄이 시작됨을 알리고, 질 무렵이면 벚꽃, 배꽃이 피기 시작해 봄의 절정을 맞이합니다.
이동녕 생가 마루에는 작은 도서관인 광명 책방을 꾸며놓고, 선생에 관련된 책뿐만 아니라 독립운동 서적, 천안 향토 관련 서적들을 마련해 자유롭게 꺼내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독립운동가 석오 이동녕 선생의 생가지 건너편에는 평소에 선생이 자주 썼던 '산류천석'이 화강암에 새겨져 있습니다. 건너편에는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정신이 아름다운 태극 꽃으로 피어 태극 동산을 이루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대의태극동산이 있습니다. 태극기만 꽂혀있던 곳에 친근한 이동녕 선생의 캐릭터와 꽃을 심어 포토존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넓은 주차장 끝에 석오이동녕기념관이 있습니다. 코로나 19로 입구에서 발열 체크와 방명록을 작성하고 들어갔습니다. 일생을 나라의 독립을 위해 살았던 이동녕 선생은 백범 김구 선생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은 어른으로 독립의 정신적 기둥이셨습니다.
이동녕 선생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출범뿐만 아니라 임시의정원 의장, 내무총장, 국무총리, 대통령대리 및 주석을 네 번이나 지내는 등 근현대사의 중심인물이었습니다. 특히 독립을 위해서는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고, 개화·개혁 운동에 앞장서 실천한 인물입니다.
평생을 조국의 독립에 바친 이동녕 선생은 광복을 보지 못한 채 일흔이 넘은 나이에 지병으로 타국인 기강에서 순국을 맞이합니다. 나이와 지위를 막론하고 누구든 공평하게 대하며, 본인보다 남을 칭송하던 이동녕 선생은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중심에서 존경을 받았습니다.
또 다른 봄을 맞아 이동녕 선생을 찾아보았습니다. 매년 찾아오는 왜가리와 봄꽃도 반갑지만 독립운동을 위해 헌신한 이동녕 선생을 만날 수 있어 더 의미 있는 장소가 되고 있습니다.
이동녕 선생 생가지와 기념관
충남 천안시 동남구 목천읍 동리4길 3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