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5일 유난히 밝은 보름달이 뜬 정월 대보름 병천면에 있는 미애친애농장에서 쥐불놀이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미애친애농장에서는 다양한 겨울 농촌문화체험을 운영하고 있는데,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겨울을 즐기는 체험객들이 정월 대보름을 즐기고 있습니다.
음력 1월 15일은 우리나라 세시 명절 중 하나입니다. 설날 이후 첫 보름달이 뜨는 또 다른 큰 명절이기도 합니다. 정월 대보름에 뜨는 달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워 평소와 비교해 달이 크게 보인다고 합니다. 일반 카메라로는 찍을 수 없어 스마트폰 줌 기능을 이용해 찍어보았습니다. 여름과 겨울에는 토끼 머리가 위로 올라간 상태라는데 그렇게 보이시나요.
정월 대보름에는 부럼을 깨고, 오곡밥을 해 먹으며 더위를 파는 날인데, 쥐불놀이나 달집태우기와 같은 불놀이도 합니다. 1년에 한 번 합법적인 불놀이를 할 수 있는 정월 대보름, 깡통에 구멍을 뚫는 아빠가 아이보다 더 신이나 보입니다.
본격적인 쥐불놀이를 시작하기 전에 겨울의 찬 기운을 따뜻하게 녹여줄 어묵탕과 물 떡을 먹으면서 정월 대보름을 시작합니다. 가족 체험객들은 처음엔 어색한 분위기였는데, 서로 어묵을 권하면서 먹다 보니 아이들끼리 친해져서 부모님이 없이도 밖을 뛰어다니면서 놉니다. 이런 시간이 부모님에게도 힐링이 됩니다.
미애친애농장에서는 정월 대보름을 위해 땅콩, 밤, 호두 등 부럼을 준비했습니다. 부럼은 껍질이 딱딱한 것을 말하는데, 전날 미리 물에 씻어 준비해 두었다가 어금니로 힘주어 깨면서 한 해 무사태평과 부스럼이 나지 않기를 빌었다고 합니다.
밖에서는 정월 대보름에 하는 쥐불놀이를 위해 추수가 끝난 논에서 나무를 태워 숯을 만들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직접 가져온 깡통에 숯을 받기 위해 줄을 섭니다. 논두렁 위에서 작은 불덩이를 깡통에 넣고 휘휘 돌려 원을 그리는 쥐불놀이를 어릴 적 해본 기억이 있는데, 어른들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꽤 많았습니다.
해가 길어져 어두워지길 기다리면서 쥐불놀이를 본격적으로 해보았습니다. 원래 쥐불놀이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쥐를 쫓아내기 위해 불을 놓았다고 합니다. 달집을 태운 후 논둑이나 밭둑에 쥐불을 붙였다고 합니다. 달이 점점 차오르면서 어둠이 깔리고 일몰에 하늘이 붉어집니다.
처음 하는 쥐불놀이가 익숙하지 않아 처음엔 겁을 먹던 아이들이 모닥불에 오로라 가루를 뿌려주니 몰려듭니다. 불에 뿌려주니 여러 가지 빛깔의 오로라가 피어오릅니다. 겨울인데도 따뜻해진 날씨에 가만히 넋 놓고 불구경만 하고 있어도 좋은 날이었습니다.
완전히 어둠이 깔리고, 본격적인 쥐불놀이에 어른들이 더 신이 납니다. 아빠들은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면서 깡통에 숯을 넣고 돌려봅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어느덧 추억 속 어린아이로 돌아가 '붕붕' 바람 소리가 들리도록 불을 돌립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아이들의 쥐불놀이는 머리 위로 뜬 달과 함께 크게 크게 돌려집니다. 불을 돌리면서 이 기운을 통해 정화되고 풍년을 기원하는 쥐불놀이가 밤늦도록 이어집니다.
2023년 계묘년 쥐불놀이는 화목난로에 구운 군고구마와 군밤을 먹으면서 마무리하였습니다. 1년 내내 병 없이 재앙을 물리치고 무탈하길 빌어봅니다. 그리고 안전하게 불을 모두 끄고 마무리를 했습니다.
미애친애농장에서는 정월 대보름 쥐불놀이 행사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불멍을 할 수 있는 겨울 농촌문화체험을 하고 있으니 아이들과 달과 별 그리고 불멍으로 겨울 추억 쌓아보시기를 바랍니다.
미애친애농장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남부대로 1420
0507-1327-2550 |
